“싱싱한 봄동이요. 부추가 있어요. 취나물과 달래도 있습니다.” 암탉을 졸라서 방금 받아 온 따끈따끈한 계란이 있어요.“ 여기저기서 장사꾼들의 소리가 시끄럽게 들린다.
많은 직업과 다양한 삶속에 사람들과 부대끼며 나물 한줌, 두부 몇 모, 심지어는 풀빵 몇 개를 팔기위해 소리치며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, 진정 이것이 사람 사는 모습이 아닐까? 힘들지만 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, 시장을 돌며 이런 분위기를 렌즈에 담고 싶었다. 경기도 마석장날, 처음으로 이 날 장터를 찾았다.
장터를 한 바퀴 돌아보면서 셔터를 누르고 싶었지만 막상 사람에게 렌즈를 들이댄다는 것이 그리 쉽지가 않았다. 특히 나물 한줌, 상추 몇 단을 놓고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에게 렌즈의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상대방(상인)이 용인하지도 않겠지만 내 입장에서도 차마 렌즈를 조준할 수가 없었다.
그래서 물건 파는 아주머니에게 물건을 한 묶음을 사고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다가 어렵게 사진을 부탁해서 한 컷씩 찍었다. 언제까지 물건사고 사정 할 것인가? 매번 물건을 살 수가 없어서 장날 아침 일찍 시장 사람들이 좌판을 펼 때부터 카메라를 메고 통로를 왔다 갔다 하며 인사도 나누며 기회를 잡으면 한 컷씩 찍었는데, 이것도 보통 힘이 드는 것이 아니었다.
그런데 몇 시간을 그렇게 시장을 왔다갔다하다보니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. 시장 상인과 눈인사를 하게 되고 서서히 한마디씩 말도 붙이게 된 것이다. “사진 찍으러 오셨소?” “그렇습니다.” “그래가지고 언제 사진을 찍겠소?” “나 찍으쇼. 고맙습니다.” 이렇게 얼굴을 익히니 찍기가 아주 편했다. 그리고 다음 장날 잘된 것으로 출력을 해서 액자에 넣어다 주니 좋아하는 그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. 커피나 김밥도 사서 같이 먹자고 권한다. 깍쟁이 일 것만 같았던 시장 사람들이 그렇게 순박하고 마음이 포근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. 정말 정이 철철 넘친다고 해야 하나? 힘들지만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저들은 언젠가 더 큰 웃음을 웃을 날이 올 것이다. 저들은 흔히 말하는 대로 장돌뱅이다. 이쪽 장에서 만났던 장사꾼이 저쪽 장에 가면 또 만난다. 얼마나 반가워하던지...